빠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21세기에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커리어나 포트폴리오가 중요할까요?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그녀에게는 서류나 어떤 물증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어오는 꾸준함이 전문가의 소양으로 일지 모릅니다. 18년간 '디자인'을 꾸준히 놓지 않고 품어온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 피서구필(皮裹骨肌)
저는 식당을 운영해 보기도 하고, 도자기 관련한 Shop을 운영해 보기도 하고, 꽃집 영업도 해보고, 기타 다른 디자인 회사를 서너 군데 다녀보기도 하며 여러 경험 가운데서도 익숙하고 적성에 맞았던 일이 디자인 업무였습니다. 오랜 시간 경험해보니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 보다,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 업무가 정체없이 흔들리는 나를 매료시켰습니다.
당연히 모든 일에 숙련도가 오르면 업무 난이도에 있어서 쉬워지겠지만, 디자인 관련해서는 유별나게 마음도 편하고 뭘 해도 상대적으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대화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가 가능했고, 경력이라는 것은 결국 노하우(know-how)가 쌓인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의 과거 시간들은 그 과정을 증명하기에 잘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매 순간 디자인을 하면서 살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와서는 다른 일 보다 가장 쉬운 일이 되었네요.
…
어려서부터 체격이 좋아서 농구나 육상 등 운동으로 진로를 정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건강 상의 문제로 포기하고, 내가 더 정진하고 싶은 것을 찾다보니 유난히 흥미가 있었던 미술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미대를 선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진학시기에 어머니께서 도자기 Shop을 겸업으로 운영하고 계셨어서 자연스럽게 도자기 관련 학과로 진학을 했습니다. 추후 어머니의 Shop에서 납품을 담당했고 적합한 공급을 하면 어머니가 팔아주시는 역할 분담으로 작은 사업체의 일원이 되어서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디자인 업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는 디자인 에이전시에 취직하여 패키지로고쪽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꾸준히 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Q :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작업물이 있나요?
A : CJ 푸드빌 뚜레주르 수능 제품을 디자인 했던 것이 발탁이 되어서 제품이 바로 나오게 되는 것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달 지나지 않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감사한 기회였고, 이로 인해 자신감도 붙고 작업하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다른 작업물을 생각해보자면, 프리랜서로 전환하며 의뢰를 받는 중에 기회가 되어서 고가의 쌀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꽤 맡아서 담당했었는데, 한 해에 여러 차례 (농산물 쌀) 디자인을 진행했었습니다. 제가 만든 디자인으로 해당 대표님의 판매량에도 디자인이 변경된 후 크게 성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디자인이 생각보다 사업체에 큰 영향이 있었던 것을 그 당시 피부로 느꼈고, 그로 인해 서로 행복했던, 만족도 높았던 작업으로 기억합니다.
2. 공주에서 시작한 제 2 막
코로나 기간을 지나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혼과 출산 이후 정안 휴게소 쪽에 어머니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시작했는데, 매장일은 대부분 남편이 담당을 했기에, 아이 육아를 담당하면서도 디자인하는 일을 놓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건 정도 꾸준하게 일이 있었다. 일을 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업무 특성상 야간작업이나 야근도 빈번했었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기도 하고... 늦은시간 까지 일을 하면서 집중력 있게 일을 했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저만의 특별한 개성이자 장점인 것 같아요.
Q : 디자인 작업을 장시간 진행하시는 일이 많으실텐데 집중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는가?
A : 한 가지 일을 장시간 붙잡고 끌고 가지 않는 편입니다. 중첩되어있는 일을 병렬적으로 조금씩 쪼개서 매번 새로운 일을 하는 것처럼 진행합니다. 어머니가 체력이 좋으셔서 잠도 많이 없으시고, 그런 부분을 많이 닮아서 잠이 없는 편이죠. 운동을 좋아하고 선천적으로 활동력이 좋은 것도 업무를 하는 데에 있어선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웃음)
5년에서 6년 정도 개인 사업자를 가지고 디자인을 계속해오다가 폐업 신청을 했었는데, 공주에서 계속 활동을하게 되면서 '진아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사업을 열게되었다. 공주보다는 다른 곳에서 들어오는 일이 많았었는데, 작년 부터는 공주에서 작업량이 많아지는 추세고 공주시의 10개 업체 로고 패키지를 진행한 것을 계기로 좀 더 알려지게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공주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주에서 포트폴리오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어서 더 많은 기회를 만나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공주에서 디자인을 하면서 지역에서의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많이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누가 돈 주고 하냐'라는 그런 말을 넘어서 공주 지역에서 좋은 디자인들을 선보이며 공주에서 이런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 희귀성과 경쟁력을 갖춰가는 모습들을 꿈꾸게 되었어요. '공주에서 누가 디자인을 하느냐'고 했을 때 [진아트]에서 이런 디자인들을 한다고 널리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공주에는 정말 다양한 디자인이 필요하고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알려지기를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
공주를 생각해 볼 때 '문화-예술'과 '공산성'이라든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산'이라든지 디자인을 필수로, 필요로 하면서 많은 투자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역 특색만을 강조하다 보면 디자인적으로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딱딱하고 트렌디하지 못한 부분이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종종 생기더라구요. 메인 디자이너에 따라 사용하는 컬러나 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틀에 박힌 공주의 이미지가 아니라 기존의 지역민과 젊은 층의 관광객에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해요. 디자이너는 그런 부분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디자이너로 공주에 있으면서 그런 부분들을 지탱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디자인 공유 공간'은 그런 의미에서 지역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는 일상과 맥락이 같다고 생각해요. 지역과 소통을 하면서 더 적절한 것들로 지역을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 '지역에서'의 디자인이라고 한다면,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민', 그분들은 농민이기도 하고 사업가이기도 하고 어르신이거나 청년이기도 하고 여러 모습의 일반을 대상으로 '어떻게 디자인 적으로 소통을 이루어낼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의 경력 자체가 소통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공주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은 유형의 의뢰인분들의 의견은 패키징이던 디자인이던 '잘 모르겠다'라는 분들이 많았는데, 공주에는 공예 작가분들이라든지 농민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영역에서 디자인을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면서 가시적으로 보여드리고 표현하는 일들이 유효하고 유의미합니다.
공주시 관내에서 공예작가와 지역민 농민을 포함한 지역 내에 활동하시는 분들의 디자인을 지원하는 '디자인 공유 공간'사업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이 많이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3. 전견지명(傳見之明)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서울에 가고 싶다는 생각과 로망을 가지고 인 서울에 몰두하는데, 지역에 있으면서도 '디자이너로써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곳은 지역 대학을 포함해서도 (산업디자인, 시각디자인 관련 학과가 있는 곳에서 학부를 재학하지 않는 이상) 많이 없다고 생각해요. 직접적인 디자인 툴이나 기능을 교습을 한다는 의미보다는 디자이너를 키우고 가르치는 일에는 관심이 있는 편이다. 공주에서 어떻게 디자인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디자이너 개인이 표현한 디자인이 업체나 사업에 어떻게 적용하도록 제안할 것인가 등에 대한 질문들은 디자이너 초년생으로 사회에 나와서 쉽게 답을 얻거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부류의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과거에 비해서 디자이너나 작가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나아졌어요. 예체능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루고 싶은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라떼'라는 말은 너무 구식인가?(웃음)
디자인을 선택했을 때의 확장성이나 방향성들도 많이 확보되어 있는 편이고, 디자인 분야가 AI라든지 여러 가지 대체기술에 의해서 많은 위기와 도전이 있지만 아직도 사람이 해야하는 일은 존재하고, 전문직으로 오래도록 실력을 쌓아 유지되는 일 또한 존재합니다.
개인적인 소망을 담자면 계속해서 디자인 작업을 늙어서도 꾸준히 하는 꿈을 그려봅니다. 하고자 한다면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도 60대 70대가 되어도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디자인을 멀리 두고 놓지 않을 것 같아요.
거창한 꿈이라기보다는 '요즘' 만족하면서 행복한 '지금'을 가장 잘 살아가고 유지하는 것이 나 개인으로는 중요한 것 같다. 돈을 많이 벌고 부유한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건강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선망한다. 특별한 취미생활이 없이도 일하는 게 즐겁기도 하고.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돈으로, 사람으로, 환경의 문제로 어려운 시기들이 저마다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크게 인생을 앓는 시간들이 분명 있었고, 일을 손에 잡지 못할 정도의 힘든 상황에서 많은 생각들을 했었어요. 나쁜 생각, 좋은 생각을 하는 그런 시간들을 지나서도 결국 일을 시작하고, 움직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꿈꾸는 일들을 해나가는 것으로 많은 일들을 지워내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어떤 다른 취미활동이나 외부 활동보다도, 디자인 작업을 하는 시간들이 힘이 되며 나에게 잘 맞는 꿈이라고 확신해요. 이렇게 꿈이 소소하기 때문에 더 큰 만족을 누리면서 사는 것 아닐까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좋아하고,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많은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디자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모든 삶을 다 바꿔놓을 수 없지만. 다만 '얼굴'을 만들어드리면서 많은 곳, 많은 사람, 많은 일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며 만족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삶을 살아가면서, 나만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밝음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살았던 나의 이야기들이 남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그런 이야기들로 책 한 권 내 이야기 남으면 좋지 않을까? (웃음)
본 게시글 및 사진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습니다. 무단으로 복제, 전송, 배포, 스크랩 등을 금지합니다.
해당 내용의 무단 사용을 적발할 경우 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다다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21세기에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커리어나 포트폴리오가 중요할까요?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그녀에게는 서류나 어떤 물증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어오는 꾸준함이 전문가의 소양으로 일지 모릅니다. 18년간 '디자인'을 꾸준히 놓지 않고 품어온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 피서구필(皮裹骨肌)
저는 식당을 운영해 보기도 하고, 도자기 관련한 Shop을 운영해 보기도 하고, 꽃집 영업도 해보고, 기타 다른 디자인 회사를 서너 군데 다녀보기도 하며 여러 경험 가운데서도 익숙하고 적성에 맞았던 일이 디자인 업무였습니다. 오랜 시간 경험해보니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 보다,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 업무가 정체없이 흔들리는 나를 매료시켰습니다.
당연히 모든 일에 숙련도가 오르면 업무 난이도에 있어서 쉬워지겠지만, 디자인 관련해서는 유별나게 마음도 편하고 뭘 해도 상대적으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대화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가 가능했고, 경력이라는 것은 결국 노하우(know-how)가 쌓인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의 과거 시간들은 그 과정을 증명하기에 잘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매 순간 디자인을 하면서 살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와서는 다른 일 보다 가장 쉬운 일이 되었네요.
…
어려서부터 체격이 좋아서 농구나 육상 등 운동으로 진로를 정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건강 상의 문제로 포기하고, 내가 더 정진하고 싶은 것을 찾다보니 유난히 흥미가 있었던 미술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미대를 선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진학시기에 어머니께서 도자기 Shop을 겸업으로 운영하고 계셨어서 자연스럽게 도자기 관련 학과로 진학을 했습니다. 추후 어머니의 Shop에서 납품을 담당했고 적합한 공급을 하면 어머니가 팔아주시는 역할 분담으로 작은 사업체의 일원이 되어서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디자인 업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는 디자인 에이전시에 취직하여 패키지로고쪽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꾸준히 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Q :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작업물이 있나요?
A : CJ 푸드빌 뚜레주르 수능 제품을 디자인 했던 것이 발탁이 되어서 제품이 바로 나오게 되는 것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달 지나지 않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감사한 기회였고, 이로 인해 자신감도 붙고 작업하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다른 작업물을 생각해보자면, 프리랜서로 전환하며 의뢰를 받는 중에 기회가 되어서 고가의 쌀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꽤 맡아서 담당했었는데, 한 해에 여러 차례 (농산물 쌀) 디자인을 진행했었습니다. 제가 만든 디자인으로 해당 대표님의 판매량에도 디자인이 변경된 후 크게 성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디자인이 생각보다 사업체에 큰 영향이 있었던 것을 그 당시 피부로 느꼈고, 그로 인해 서로 행복했던, 만족도 높았던 작업으로 기억합니다.
2. 공주에서 시작한 제 2 막
코로나 기간을 지나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혼과 출산 이후 정안 휴게소 쪽에 어머니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시작했는데, 매장일은 대부분 남편이 담당을 했기에, 아이 육아를 담당하면서도 디자인하는 일을 놓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건 정도 꾸준하게 일이 있었다. 일을 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업무 특성상 야간작업이나 야근도 빈번했었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기도 하고... 늦은시간 까지 일을 하면서 집중력 있게 일을 했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저만의 특별한 개성이자 장점인 것 같아요.
Q : 디자인 작업을 장시간 진행하시는 일이 많으실텐데 집중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는가?
A : 한 가지 일을 장시간 붙잡고 끌고 가지 않는 편입니다. 중첩되어있는 일을 병렬적으로 조금씩 쪼개서 매번 새로운 일을 하는 것처럼 진행합니다. 어머니가 체력이 좋으셔서 잠도 많이 없으시고, 그런 부분을 많이 닮아서 잠이 없는 편이죠. 운동을 좋아하고 선천적으로 활동력이 좋은 것도 업무를 하는 데에 있어선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웃음)
5년에서 6년 정도 개인 사업자를 가지고 디자인을 계속해오다가 폐업 신청을 했었는데, 공주에서 계속 활동을하게 되면서 '진아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사업을 열게되었다. 공주보다는 다른 곳에서 들어오는 일이 많았었는데, 작년 부터는 공주에서 작업량이 많아지는 추세고 공주시의 10개 업체 로고 패키지를 진행한 것을 계기로 좀 더 알려지게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공주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주에서 포트폴리오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어서 더 많은 기회를 만나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공주에서 디자인을 하면서 지역에서의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많이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누가 돈 주고 하냐'라는 그런 말을 넘어서 공주 지역에서 좋은 디자인들을 선보이며 공주에서 이런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 희귀성과 경쟁력을 갖춰가는 모습들을 꿈꾸게 되었어요. '공주에서 누가 디자인을 하느냐'고 했을 때 [진아트]에서 이런 디자인들을 한다고 널리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공주에는 정말 다양한 디자인이 필요하고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알려지기를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
공주를 생각해 볼 때 '문화-예술'과 '공산성'이라든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산'이라든지 디자인을 필수로, 필요로 하면서 많은 투자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역 특색만을 강조하다 보면 디자인적으로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딱딱하고 트렌디하지 못한 부분이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종종 생기더라구요. 메인 디자이너에 따라 사용하는 컬러나 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틀에 박힌 공주의 이미지가 아니라 기존의 지역민과 젊은 층의 관광객에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해요. 디자이너는 그런 부분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디자이너로 공주에 있으면서 그런 부분들을 지탱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디자인 공유 공간'은 그런 의미에서 지역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는 일상과 맥락이 같다고 생각해요. 지역과 소통을 하면서 더 적절한 것들로 지역을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 '지역에서'의 디자인이라고 한다면,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민', 그분들은 농민이기도 하고 사업가이기도 하고 어르신이거나 청년이기도 하고 여러 모습의 일반을 대상으로 '어떻게 디자인 적으로 소통을 이루어낼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의 경력 자체가 소통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공주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은 유형의 의뢰인분들의 의견은 패키징이던 디자인이던 '잘 모르겠다'라는 분들이 많았는데, 공주에는 공예 작가분들이라든지 농민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영역에서 디자인을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면서 가시적으로 보여드리고 표현하는 일들이 유효하고 유의미합니다.
공주시 관내에서 공예작가와 지역민 농민을 포함한 지역 내에 활동하시는 분들의 디자인을 지원하는 '디자인 공유 공간'사업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이 많이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3. 전견지명(傳見之明)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서울에 가고 싶다는 생각과 로망을 가지고 인 서울에 몰두하는데, 지역에 있으면서도 '디자이너로써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곳은 지역 대학을 포함해서도 (산업디자인, 시각디자인 관련 학과가 있는 곳에서 학부를 재학하지 않는 이상) 많이 없다고 생각해요. 직접적인 디자인 툴이나 기능을 교습을 한다는 의미보다는 디자이너를 키우고 가르치는 일에는 관심이 있는 편이다. 공주에서 어떻게 디자인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디자이너 개인이 표현한 디자인이 업체나 사업에 어떻게 적용하도록 제안할 것인가 등에 대한 질문들은 디자이너 초년생으로 사회에 나와서 쉽게 답을 얻거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부류의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과거에 비해서 디자이너나 작가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나아졌어요. 예체능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루고 싶은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라떼'라는 말은 너무 구식인가?(웃음)
디자인을 선택했을 때의 확장성이나 방향성들도 많이 확보되어 있는 편이고, 디자인 분야가 AI라든지 여러 가지 대체기술에 의해서 많은 위기와 도전이 있지만 아직도 사람이 해야하는 일은 존재하고, 전문직으로 오래도록 실력을 쌓아 유지되는 일 또한 존재합니다.
개인적인 소망을 담자면 계속해서 디자인 작업을 늙어서도 꾸준히 하는 꿈을 그려봅니다. 하고자 한다면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도 60대 70대가 되어도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디자인을 멀리 두고 놓지 않을 것 같아요.
거창한 꿈이라기보다는 '요즘' 만족하면서 행복한 '지금'을 가장 잘 살아가고 유지하는 것이 나 개인으로는 중요한 것 같다. 돈을 많이 벌고 부유한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건강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선망한다. 특별한 취미생활이 없이도 일하는 게 즐겁기도 하고.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돈으로, 사람으로, 환경의 문제로 어려운 시기들이 저마다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크게 인생을 앓는 시간들이 분명 있었고, 일을 손에 잡지 못할 정도의 힘든 상황에서 많은 생각들을 했었어요. 나쁜 생각, 좋은 생각을 하는 그런 시간들을 지나서도 결국 일을 시작하고, 움직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꿈꾸는 일들을 해나가는 것으로 많은 일들을 지워내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어떤 다른 취미활동이나 외부 활동보다도, 디자인 작업을 하는 시간들이 힘이 되며 나에게 잘 맞는 꿈이라고 확신해요. 이렇게 꿈이 소소하기 때문에 더 큰 만족을 누리면서 사는 것 아닐까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좋아하고,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많은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디자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모든 삶을 다 바꿔놓을 수 없지만. 다만 '얼굴'을 만들어드리면서 많은 곳, 많은 사람, 많은 일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며 만족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삶을 살아가면서, 나만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밝음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살았던 나의 이야기들이 남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그런 이야기들로 책 한 권 내 이야기 남으면 좋지 않을까? (웃음)
본 게시글 및 사진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습니다. 무단으로 복제, 전송, 배포, 스크랩 등을 금지합니다.
해당 내용의 무단 사용을 적발할 경우 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다다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