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권을 다 읽기엔 바쁜 사람들을 위한 '단어탐구모임' 1회차 리뷰

2024-10-20

2024 문화공간 어디쉐어 신관동 공유공간 프로그램 운영 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무언가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벼워야겠죠. 그래서 책 한권을 읽는 것이 아닌 한 단어에 집중하는 대화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선택한 단어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나누는 것이 목적입니다. 8명의 다른 전공자들이 모여서 한 단어만 공유하더라도 8개의 특수 단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내 언어의 세계가 내 세상의 한계라고 말했던 언어 철학자 루트비히 요제프 요한 비트겐슈타인(독일어: 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처럼 여러분의 세상을 넓히고자 단어 탐구 모임은 시작되었습니다.


10월 14일 첫 모임의 녹취록을 아카이브 목적으로 각색하였습니다.


송마담 : 자 모두들 단어를 챙겨오셨을까요?

참가자 : 네 !
송마담 : 그렇다면 모임장인 제가 먼저 수집한 단어를 발표하겠습니다. 

여성 1 : 어떤 단어를 수집하셨나요??

송마담 : 저는 오늘 '이쁘다'는 단어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이쁘다'라는 뜻은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떨 때 이쁘다는 단어를 사용할까요?? 외적으로 이쁠 때 이쁘다고 하죠 ㅎㅎ, 지금 말을 하면서도 이쁘다를 이쁘다로 설명하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단어가 잘못 사용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제대로 국어사전에서 이쁘다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아봅시다.


사전적의미는 이렇습니다.


이쁘다.

1.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2.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3.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는 이 3가지 중에서 1번인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 좋다'라는 설명에 대해서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이쁘다를 검색했는데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나왔네요?? 아름답다는 뜻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도대체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서 눈으로 보기에 좋다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요? 이게 20세기 21세기 모두 통용되는 개념일까요? 한번 아름다워를 검색해 보겠습니다.


아름답다.

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저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만족하게 하다’라는 개념에 특히 관심이 갔습니다. 결국 '아름답다'는 의미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정돈되어 있을 때 충분히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목구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면 그 자체로 누구나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특별히 빼어난 외모를 가져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눈, 코, 입, 귀가 있으면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쁘다'는 단어와 '아름답다'는 단어를 비교적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주로 누군가를 대상으로 삼아 아름다움을 평가합니다. 만약 자신이 아름답다는 개념을 스스로 세우지 못한다면, 타인이 정한 외모 기준 속에서 영원히 비교당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제 이 개념을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적용해 볼까요? 여러분, ‘이쁜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ㅎㅎㅎ

정말 어려운 질문이죠? ㅎㅎㅎ 클라이언트가 만족하면 이쁜 디자인일까요? 아니면 그들이 주문한 대로 만들어주면 이쁜 걸까요? 아니면 디자이너가 자기 마음대로 만드는 것이 이쁜 디자인일까요? ㅋㅋ

그렇다면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서, ‘아름다운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여성 1: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송마담: 트렌드에 맞는다는 것은 동시대 사람들이 만족하는 기준에 부합하니, 그런 기준에 따라 비교해볼 수 있겠죠. 하지만 동시대 사람들, 즉 타인의 기준에만 의존한다면, 19세기에는 아름다운 디자인이 무엇이었을까요? 18세기에서는? 한 번 GPT에게 물어보는 게 어떨까요?




송마담 : gpt야 너가 느끼는 이쁘다를 표현해봐


ChatGPT의 말:

"이쁘다"는 단순히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모든 것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미소, 조화로운 색감, 자연의 풍경처럼 우리의 감각을 일깨워주는 순간들이 떠오를 때 "이쁘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죠. 또한, 이쁘다는 때로는 마음의 선함이나 행동에서 느껴지는 순수함과 부드러움에서 비롯될 수도 있어요. 아름다움이 단지 시각적인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감동일 때 진정한 의미의 "이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송마담 : 20세기에 사람들이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할까?

ChatGPT의 말:

20세기에는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여러 방식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아름다움은 종종 균형과 비율, 조화로운 외모와 같은 고전적 미의 기준에 맞춰졌지만, 20세기에는 예술과 철학, 문화 전반에서 아름다움의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

  1. 모더니즘과 미학의 변화: 20세기 초반 모더니즘의 도래와 함께, 아름다움의 개념은 전통적인 규범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가들은 고전적인 미의 기준보다는 새로운 형식과 실험적인 접근을 추구했으며, 추상미술, 초현실주의 등이 그 예입니다. 이 시기의 아름다움은 더 이상 단지 대칭적이고 완벽한 형태에 국한되지 않았고, 오히려 불완전하거나 새로운 시도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2. 철학적 관점: 미학자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새로운 철학적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엠마누엘 레비나스 같은 철학자들은 아름다움을 단지 외형적인 것만으로 해석하지 않고, 윤리적 관점에서의 아름다움, 타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아름다움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20세기 후반에는 아름다움이 주관적인 경험으로 인식되면서, 개인의 취향과 감정이 중요시되었습니다.

  3. 대중문화와 미의 기준 변화: 20세기는 패션, 영화,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미의 기준이 더욱 다채로워졌습니다. 패션 모델, 배우, 가수 등이 새로운 미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매스미디어를 통해 특정한 외모나 스타일이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대중문화 속에서 미의 기준이 다양화되었으며, 각 문화권마다 다른 아름다움의 기준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4. 페미니즘과 미의 해체: 페미니즘 운동은 아름다움의 개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중요한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여성에게 강요되는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거부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으로의 아름다움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세기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더 이상 고정된 개념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시대의 변화와 개인의 주관성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송마담 : 18세기에는 어떨까?

ChatGPT의 말:

18세기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전통적이면서도 철학적, 문화적 변화를 겪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고전적인 미의 기준을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계몽주의와 같은 새로운 사상적 흐름이 등장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도 조금씩 확장되고 있었습니다.

  1. 고전적 아름다움: 18세기에는 여전히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적 미의 이상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름다움은 대칭, 비율, 조화와 같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되었고, 인간의 신체, 건축, 예술 등에서 이러한 이상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상류층은 고전주의 미학을 매우 중시했습니다.

  2. 계몽주의와 합리적 아름다움: 18세기는 계몽주의가 꽃을 피운 시기로, 이 시기의 지식인들은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아름다움은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고, 자연 속에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이 시기에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구분하며, 아름다움은 부드럽고 매력적인 것, 숭고함은 거대하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 자연과 풍경의 아름다움: 18세기 후반으로 갈수록 자연과 풍경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움직임이 커졌습니다. 산업 혁명 이전의 시기였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중요하게 다뤄졌고, 영국에서는 정원 예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대신 자연의 흐름을 강조하는 풍경 정원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는 아름다움을 인간이 통제하기보다는 자연 그 자체에서 찾으려는 경향으로 이어졌습니다.

  4. 감정과 감수성: 18세기 후반으로 가면서 낭만주의 사조가 점차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단지 외적 기준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감수성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들은 자연과 감정을 통해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것을 중시했습니다. 이성보다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낭만주의자들은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본질이라고 여겼습니다.

  5. 미학의 철학적 논의: 18세기에는 미학이 철학의 한 분야로 체계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아름다움을 주관적인 경험으로 보았으며, 인간이 아름다움을 판단할 때 이성적이기보다는 순수한 감각적 경험에 의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한 '미적 판단'이 보편적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아름다움이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호소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18세기는 고전적인 미의 기준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였지만, 동시에 자연과 감정, 그리고 철학적 사유를 통해 아름다움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정의하는 미의 기준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따라서 생산자가 아름다움이나 ‘예쁘다’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이를 사용하는 것은 근본적인 디자인 감각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가장 완벽하다"라는 말이 여기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폰의 경우처럼, 어떤 요소를 하나만 빼도 균형이 무너지고, 반대로 무언가를 추가해도 전체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궁극적인 디자인과 아름다움이란, 뺄 것이 없을 정도로 균형 잡히고 형태적으로나 의미적으로나 정밀하게 설계된 상태에서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의 정의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다음 내용은 2부에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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