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야 (전지적청년시점 참가자 인터뷰 1)

2023-12-01


들어가는 글


글을 쓰다 보면 글의 주제와 분위기에 맞는 '시점'을 설정하지 않고는 적절하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시점'은 글쓴이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여러 사건에 대한 관점을 내비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어떤 시점에 몰입하여 세상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전지적 청년 시점'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 축제 행사 기획, 공간 활성화 기획등의 분야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지역 청년의 역량 강화와 사업전개의 다양성, 지역 청년과 전문인력의 네트워크 형성 등에 어떤 영향들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잘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중 소개드리고자 하는 주제의 프로그램은 '공주백제씽씽랠리'인데요.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내비쳐본, 공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로운지, 다다매거진의 '시점'으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Q 안녕하세요! 매거진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지적 청년 시점' 프로그램에 (운이 좋게) 선정되어 초기 기획자의 길에 발을 살짝 담그게 된 김양신 입니다.

현재 양킴미디어를 운영하고 있고, 영상제작에서 발을 넓히게 되어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인물촬영과 제품촬영, 상세페이지를 만드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데, 같은 결의 전공을 해오신건가요?


원래 전공은 영상 쪽이었는데, 전공을 살려서 지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일을 전전했었습니다.

결혼 이후에 공주에 정착하게 되면서 아이 키우는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가, 남편이 유튜브에 관심을 가지고 운영을 하게 된 계기로

 얕은 수준의 지식이지만 해보자 해보자 하는 일반적인 제안들을 따라나서다 보니, 1인 미디어 대표도 하게 되고 편집을 돕고.. 관련된 업무들에 이어 스튜디오까지 열게 되었네요. 


Q 스튜디오와 자전거. 그렇게 와 닿는 조합의 단어는 아닌데 어떻게 씽씽랠리를 기획하게 되신건지 궁금합니다.


남편이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권유를 받아 자전거를 타게 되었는데, 공주가 생각보다 아름답고 재미있다는 생각들을 했어요. 

'와 이렇게 자전거 타고 여행하면 재미있겠다'

국토종주도하고 동해종주도하고 그런 경험들을 해보고, 화천에서 진행된 대회에 참여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공주백제씽씽랠리(이하 씽씽랠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로뚱 tv 라이더의 모든 것>




"화천에서 진행된 대회 하나에 마을 전체가 들썩이는 것들을 보고 감명을 크게 받았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남편과 소소하게 나누었던 대화를 시작으로 씽씽랠리가 조금씩 구체화되었어요. "


남편과 저는 상상을 디테일하게 하는 걸 좋아합니다. 

공주에도 이런 대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좋겠는데 저렇게 하면 더 좋겠는데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다고 떠들었던 것들이 '전청시(전지적 청년시점)'를 통해서 실제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죠. 

참여하게 된 동기도 다른 사람들은 (기획을) 어떻게 하나 배워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참가한 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저희 팀은 이 아이디어로 기획을 진행시켜 보자라는 의견이었고, 큰 예산이나 경제적 성과를 얻고자 함도 아니었고 '경험을 산다'는 생각으로 조그마하게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민천자전거로 진행시켜>


Q 제가 직접 참여해보지 못해 무척 아쉬운데, 소개를 좀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시면서 특별히 생각하신 부분들은 어떤 점이 있으신가요?


공영재인 백제씽씽이를 활용해서 공주의 명소들을 방문할 수 있는 루트를 제안드리고 직접 돌아보는 기획이었는데요.

길은 뚫려있고 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차를 타고 돌아보는 경관에는 한계가 있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봤을 때 보는 경관 하고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공주에 수십 년을 사시면서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고, "여기까지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고?" 라며 오히려 되묻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참여자들 중에서도 공주 토박이 분들도 상당히 많았고, 반응도 좋았던 것 같아요.

여행을 다니면서 지역의 먹거리를 찾아서 먹으러 다니는 것처럼,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공주, 지역에 관련된 상품들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역상권에 계신 분들과 논의해서 스무 군데의 업체를 섭외하고 쿠폰 등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획자로서 참여자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상당히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은 혜택과 행사 자체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참여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더 즐거울지 많이 고민하였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몫이 커야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정 소수만이 크게 누리는 것이 더 풍성한 즐거움이다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코스에 방문하시도록 한 것은 아니었고(웃음) 코스 제안 정도로 생각하시고, 본인만의 랠리 루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행사를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랠리 코스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해야 하나요? 코스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더 큰 만족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구성들을 넣으려고 고민했던 것 같아요.

문화 기획으로서 인정받고 문화 활동이 융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자원들을 산업에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문화 활동의 가치가 인정되려면 환산되어서 소득으로까지 나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일부 해봅니다. 

많이 참가했기 때문에 '땡'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채널로 확장시키고 연결시키는 것을 통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역민에게 경제적으로 와닿고 유통되어야 비로소 '문화 사업'이라는 가치가 더 빛난다고 생각해요. 

그림을 예로 들어 단순 전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이 팔리는 것 까지가 문화가 유통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Q 전지적청년시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전지적 청년 시점 현수막을 보고 검색해 보면서 초보 기획자를 위한 문화재단의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같이 막연함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약간의 힌트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공짜이기도 했고 (웃음) 

대규모 메인 프로젝트 급의 규모는 아니어도 기획 자체를 시도해보는 좋은 경험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아이가 있기도 하고 현실적인 제약들이 있어서 엄청 대단하게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공주에서 생활하다 보면 공감하실 수 있는 부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각자가 품고 있는 것이 많아도 조각조각 흩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랄까요? 잘 뭉쳐 저 있기보다는... 

저에게 엄청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을 잘 뭉쳐서 어떻게든 잘 묶어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역에서 나 홀로 서기는 사실 힘들다고 생각해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지역이 잘되는 것이 내가 잘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뭔가를 하겠다는 워딩을 할 수는 없지만 지역과 상생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Q 작은 규모라도 '디테일한 상상'이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인프라가 없는 것이 참 아쉬웠어요. 신랑과 저 둘이서 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역량의 한계를 느끼끼도 했어요. 다채로운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탄소 관련, 지역상생, 관광 등의 많은 키워드를 가지고 '빌드업'을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도 단조롭게 짜인 것 같아 그런 부분들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홍보가 정말 어렵구나라는 한계성을 많이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기획안으로 다양한 테마로 확장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회사나 기업체에서 기획을 이끌어 나가는 게 아니다 보니, 개인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한계성 속에서 쏟아 넣고 갈아 넣는다고 해야 하나(웃음) 함께할 사람들, 한 팀을 꾸리고 모으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는 걸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획을 할 때에 어떤 후원이나 지원에 있어서 금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인력 등의 소개가 이루어지고, 지속가능성을 생각할 때에 인프라를 공급받을 수 있는 루트가 형성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많은 시간과 자원을 쏟아넣었기에 행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실 것 같네요. 청년 문화 활동가로 공주에서 활동들을 이어나가고 계신데, '공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봅니다.


공주는 고도(오래된 도시)로 이미 명망이 있고, 아직은 문화에 상업의 영향이 크게 덮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떼 묻지 않으면서도 멋스럽다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문화도시라고 불릴 수 있는) 타 도시와 비교를 해봐도 기대치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구석구석 신구가 조화롭고 금강을 품은 양태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은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사람이 아니라 그런지 지역의 가치가 폄하되는 것들이 항상 아쉬워요. 

문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고 (웃음) 유흥가와 생활권이 분리되어 있는 것도 아이들 키우는데 교육적인 요소에서는 좋다고 볼 수 있죠.


Q '청년'이라는 키워드는 어떻게 보시나요? 지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견해가 있으신지요


'지역에는 아직까지 일이 많다.'

저 개인으로는 별 볼일 없는 사람임에도,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 기회가 열려있다고 생각하고, 지방에서 청년이 자리 잡으려고 할 때에 서포트하려는 노력이 확실히 있다고 보고,

다른 한 가지는 도시와 시골의 정서가 다른데, 도시의 치열함을 벗어나 눈을 돌려보면, 중소도시의 니즈가 분명히 있고 동시에 결여된 부분들 또한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도시와 달리 고도화된 경쟁사회에서 정의하는 '일류'가 아니더라도 , 지역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청년 모두가 경쟁의 일선에 서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은 아니니 지역의 가치를 품고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역은 목말라하고 있다"

시골시골하면서도 우리나라는 이미 시골은 시골이 아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역이니 시골이니 부른다 한들 '런던베이글'같은 게 없을 뿐이지 살아갈만한 요소들은 다 갖춰져 있는 것이 맞거든요. 

공주를 일으키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갈증을 풀어내고자 지역의 빈 자리들을 채워 나가고자 한다면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이라고 생각을 하고.


Q 앞으로 바라시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미디어나 스튜디오 대표가 과거에 꿈꿔왔던 모습과 맞닿아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엄청 거창한 목표가 있는 사람이 아닌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하루하루 잘 살아가는 게 목표이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니까요.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는 적절한 부모가 되는 게 목표라고 볼 수 있을까요?

경제적인 후원을 쏟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이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사회적으로 뭔가 더 이루고자 하고 위치에 이르고자 하는 위치가 있지는 않아요.

나중에 아이가 커서 엄마를 생각할 때 우리 엄마 잘살았지라고 말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은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위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할 테 포텐셜이 터지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열정적이지 않고 무던한 사람도 있는 것이겠지요. 다만 더 나은 사람이기를 늘 추구합니다.



Q 곧 연말입니다. 올 한해 어떻게 보내셨는지 감상이 있으실까요?


한 해를 돌아보면 이룬 성취가 참 많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감사하다.

남편과 함께 하면서 얻는 영감들로 시작된 일들이 참 많았는데, 스튜디오도 실제로 어렴풋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시작한 것 아닌가 볼 수도 있는데 지금 와서 하는 작업들을 돌이켜보면 스튜디오가 있음으로 인해서 시작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평가를 하게 되고,

배우자에게서 받는 영향에 대해서 저는 좋게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남편의 실행력을 폄하하는 사람이었는데, 유튜브가 되었든 어떤 일이 되었든 할 줄 모르는데 하겠다라는데 서포트를 하긴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 나가나 보자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맨땅에 헤딩하듯 무턱대고 시작하는 남편의 모습을 한심하다고 당시에는 생각했기 때문에...(웃음)

그럼에도 '덜컥'이라고 표현했던 많은 시도들이 결과로 성사가 되고, 모호했던 일들이 구체화되어 진행되는 것을 보면,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고 그게 다가 아닌 세상이 있나 보다, 그렇게 판단하고 정해놓은 '나의 선택'들은 지금 나를 충분히 원하는 만큼 나를 이끌었는가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편의 저의 계기이자 좋은 소스가 된 거죠. 모든 부분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지만 원했던 걸 만족할 만큼 추구해 본 경험이 있는지, 합리적이라는 생각 아래에 현실에 나를 매어두는 것은 아닌지, '나의 범위' 밖에 있는 남편의 선택과 결정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들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남편과 보냈던 이번 1년은 참 신비로운 한 해였네요. 대책 없이 살아본 경험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남편의 시선과 저의 시선이 다른 것이겠죠? 

실제로 제가 계획하고 실행하였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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