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눈 깜빡하면 가는 주말이 아쉽다면 이리이리모여 다!

김규리
2023-11-23

해당 서포터즈를 위해 에브리타임에 설문조사 폼을 올려 대학생들의 의견을 모아보았습니다. 새벽시간에 올린 터라 모집단이 엄청 크진 않지만 그래도 큰 흐름은 다들 동일하네요.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건 대학교 학년을 가리지 않고 다들 똑같이 생각하나봐요. 두 번째 주자, 맛집이나 카페! 빼놓을 수 없는 여가 활동이죠? 그렇지만 빈곤한 대학생 지갑 사정에 매일매일 맛집을 다니기도 힘들고, 정보를 하나하나 찾는 것도 수고로울 거라 생각하여 제가 열심히 발품을 팔아보았습니다. 



여가 시간은 다들 멀리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대학가 근처에서 일어나는 멋진 이벤트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첫 번째, 공주대 유일 중앙 풍물패 휘모리입니다. 


정기공연 날짜 때문에 첫 포스팅이 꽤나 늦어졌지만 그럴 가치가 충분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2019년부터 휘모리에서 활동했고요,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공연은 뛰지 않았습니다. 나이를 먹은 뒤론 입을 닫고 지갑을 열기만 해서 연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까지는 그리 세세하게 신경쓰지 못했는데요. 이번 정기공연의 뒷치배로 활동하면서 찍은 휘모리의 활약을 여러분들께도 꼭 공유하고 싶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인문사회과학대학은 화백나무 숲이나 정자가 가득한 쉼터, 또는 둘레길 코스 등으로 많이들 지나쳐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휘모리는 30회가 넘도록 금강에서 진행하던 공연을 처음으로 교내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학생들과 관객들이 공연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겠죠. 덕분에 저는 전공관 바로 앞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답니다. 꽹과리 소리를 듣고 오신 여러 관객분들도 계셨고요. 강아지 산책 때문에 바깥에 나오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셨어요. 덕분에 바람이 솔찬히 부는 차가운 11월이 한결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풍물 연합이 있는 여타 큰 동아리와 견줄 수는 없겠지만 구색과 흥만큼은 지지 않습니다. 제가 몸담았을만큼 휘모리는 아주 즐겁고 신나는 동아리거든요. 악기 치는 사람들이 활짝 웃고 있으니 쳐다보는 관객분들도 표정이 아주 밝고 좋으셨답니다.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잡색(맨 왼쪽 빨간 조끼)과 깃대를 들고 중심을 잡아주는 기수, 그리고 각자의 악기에 열심인 모람들과 신명나게 채상을 돌리는 채상 치배들이 있습니다. 


해당 공연은 공주대 재학생도 많이 왔지만 대학가 술집 사장님이나 근처 아파트 거주민 분들 등 다양한 분들꼐서도 와주셨는데요. 떡과 막걸리를 먹으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휘모리만의 특별한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준비했던 꿀떡 5kg과 막걸리가 거의 동났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더라고요. 


사실 휘모리는 22020년 코로나 시기에 동아리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되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장구의 즐거움을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었는데 이게 제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보니 텅 빈 동아리방을 볼 때마다 아쉬움만 늘어갔거든요. 한 해 한 해를 거듭해가며 휘모리가 어느덧 이렇게 번듯한 장비와 이렇게나 꽉 찬 인원으로 공연할 수 있었다는 게 저는 정말이지 감동적이었습니다. 1학년 때야 선배들 하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갔는데 이번에 후배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해맑게 공연 연습을 했던 시기가 떠올라서 괜시리 코 끝이 찡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예쁘게 서있는 청춘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과 생활에 그리 열정적인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예쁘게 공연하는 아가들이 있는데 어찌 후회하겠어요. 저는 동아리에 뼈를 묻은 것에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사진을 보는 지금도 몸이 움찔움찔하네요. 손이 키보드 위에 있다가 장구 채를 쥔 듯하다가 어디를 가야 할 지 잠시 방향을 잃었습니다. 그정도로 과몰입러라구요. 흐흐흐.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정식 공연이 다 끝난 뒤에는 관객들과 모여서 악기를 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제가 장구를 너무 열심히 치는 탓에 사진이 없더군요...^^ 여러분 장구 재밌어요. :-) 다들 꼭 한 번쯤은 쳐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전통악기 한 번쯤은 쳐보는 게 근본 아니겠습니까. 저는 방학을 맞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임실 필봉 농악 전수관에서 악기를 배우는데요. 질리지도 않고 일주일 내내 장구만 진득하게 치는데 글쎄 그걸 두 번이나 갔답니다. 허허.. 여름에 갔더니 모기가 잔뜩이었고, 벌레도 장난 아니게 많았지만, 타 학교와의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과 악기 실력이 순식간에 는다는 점은 정말이지 어딜 가도 얻을 수 없는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입장료도 없이 공연을 4시간 동안 진행했던 휘모리. 날이 어둑해짐과 동시에 판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갑니다. 많은 인원 덕분에 짐 정리도 순식간에 끝났어요. 천막을 해체하는 걸 멍하니 보다가 불현듯 천막 옮길 여력도 없어서 결국 렌트를 했었던 지난 2019년이 스쳐갔답니다. 그 당시에는 휘모리 부원이 10명이 살짝 넘는 작은 동아리여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곤 정말이지, 생각도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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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한 이번 서포터즈의 컨셉은 '적은 시간과 비용만으로도 충분히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입니다. 우리는 한정된 여가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고민하곤 합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검색하여 계획을 짜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는 그저 발길 가는 대로 걷다가만 올 수도 있는 것이죠. 둘 모두 훌륭한 휴식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연 및 장소들을 탐방하며 글 올리겠습니다. 공주대학교 중앙 유일 풍물패 '휘모리' 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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