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커피아저씨 - 밈과 함께

다다에디터 참정성
2024-08-27


지금 보여드리는 한 두 마디로 표현되는 키워드를 보고 어떤 것이 연상되시나요?

마라탕후루, 꽁꽁 얼어붙은 고양이, 정상화, 럭키비키, 묵찌빠, AK47 등등

지금 들춰본 몇 가지 '밈'들을 보면서 '요즘'의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한지 (혹은 둔감한 지),

 정말로 이러한 '한때의 유행'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1(다 안다고 해서 혹은 하나도 모른다고 해서 좋다 나쁘다를 논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트렌드를 관측하는 도구로, 브라운관이 전부였던 시절부터 이미 우리는 '밈'이라는 것을 '유행어'의 형태로 인식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대사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사람들이 일상 대화에서도 자주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의 문화적 트렌드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부르는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밈은 먼 곳에?

 '밈'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신가요? 

 기본적으로 '밈(meme)'은 문화적 정보의 단위로, 아이디어, 행동, 스타일 등이 사람들 사이에서 모방과 전파를 통해 확산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이러한 '정보의 경향'은 덕분에 훨씬 다양하고 빠르게 확산됩니다. 

 이미지, 영상,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밈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죠.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일반인을 막론하고 밈을 소비하는 단위는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밈은 단순히 유머라는 요소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밈의 유통기한은 공중파를 타고 유명 연예인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미 그 생명을 다했다고 이야기될 만큼 변화의 속도와 파급이 빠르기도 합니다.

 2006년 개봉된 영화 '괴물'을 보면 돌연변이로 생긴 작은 괴생명체가 순식간에 성장하여 한강에 돌연 나타나는 것처럼, 인터넷상에서의 '밈' 또한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나타나 사람들을 휩쓸어 삼키고 지나가버립니다. 

 밈을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도 이렇게 괴물을 닮아있는 모습이 연상되면서부터였습니다. 


밈이라는 괴물


 여느 때와 같이 커피 한잔 하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 불현듯 들었던 생각은, 생각보다 '나'는 이러한 '밈'의 영향에 크게 잠식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밈의 영역에서 알고리즘을 타고 하릴없이 뭔가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불균형한 정보와 사고 속에 갇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마저도 완전히 먹혀버리고 나면 그다지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만. )

 지피지기. 괴물의 실체를 잘 알아야, 괴물의 무분별한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온전히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멀티미디어에 그리 가깝지 않게 지내는 부류의 사람에 속해있으시다면, 비교적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있다고도 하실수 있겠습니다.

 과거 언어의 형태로 기록되거나 구어적으로 유통되던 일정한 '유행'과는 달리 밈의 형태는 약속된 언어의 형태나 매체에 귀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을 떠돌며 바이럴 되면서 그 몸집을 불리기도 하고, 각각 다른 밈들이 만나 변형되고 재창조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괴물'이 괴물로서 회자되려면 여러 사람들에게 발견되고 관측되어야 한다는 점이 이러한 비유에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다시 온다고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금방 그 생명을 다해 사라질 것만 같았던 밈도 '역주행'하는 것처럼 다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밈이 무서운 이유는 이런 재생력뿐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너무나도 빠른 확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보의 바다를 유영하는 '이 녀석'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퍼지면서 그 확산성을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소용돌이 쳐 어지럽다구! 쏟아지는 밈을 멈출수가 없을까🎵

 이렇게 크고 확대된 밈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최근 개인적인 활동으로 초등학교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어린 친구들이 어떤 뜻인지도 모른 채로 무분별하게 어떤 어구들을 사용하거나 반복되는 노래들을 부르는 것을 보면서 유쾌하지 않은,  불안한 감정들이 생겼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요소들이 밈에 스며든다면 그 부정적인 영향을 제어하기 는 쉽지 않다는 것을 불현듯 느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청년들 사이에서 틱톡,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릴스, 트위터 게시글 등을 통해 알려지는 감상하는 입장에서, 재미가 있다는 이유로 쉽게 너도 나도 따라 하면서 공유하고 응용하며 확산되기 쉽지만, 이와 달리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중년층 이상의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저 화면 속에서 젊은 사람들이 춤추거나 노래하는 영상에 불과하다고 치부하기도 합니다.

 재미를 포함한 흥미로움이나 몰입의 기준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상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 다면 이미 밈의 기능을 상실해 유의미한 의미를 담기 힘들 것입니다. 커뮤니티의 불건전하거나 반사회적 내용의 밈들이, 인터넷상에서 공공연하게 쓰이고 확산되는 것에 주의를 쏟을 필요가 있습니다.

밈과 함께

 앞선 글에서 밈을 괴물에 빗대어 부정적인 영향이 지대한 것으로 묘사했지만, 사실 이 글을 통해서 더 강조하거나 고찰하고 싶었던 부분은 이러한 밈의 긍정적인 영향과, 지역 사회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영향력을 적용시켜 보고 정리해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밈은 그 자체로 공감의 부분이자, 불특정 다수로부터 같은 커뮤니티에 속한 소수의 사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통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오늘 너와 나누었던 재미있는 농담 한마디로도 두 사람이 공유하는 밈이 될 수 있습니다. 공통된 경험이자 특정 시간과 감정까지도 담아내는 연결고리로 작용합니다.

 밈은 애당초 '유머'에 기초하기에 유쾌하고 재미있지 않다면 오랜 시간 작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형성 과정에 있어서 문화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내포하게 됩니다. 

 요즘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보다 모바일 환경 속에서 인터넷 1인 방송, 팟캐스트 등의 콘텐츠 시장이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TV에서 전하는 일방적인 소통의 형태에서 플랫폼을 통해 쌍방향 소통의 형태로 나아온 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소수의 전문 방송인의 주도로 만들어지는 유머보다, 일상의 자리에서 즉각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황과 이슈들이 밈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1인 콘텐츠 기획이 대기업의 특수 프로젝트보다 주목받기도 합니다. 유명 TV쇼의 출연자나 패널들만 살펴봐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1인 인터넷 방송인들의 출연과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데, 

 우리의 지역 안에서도 개인의 영향력과 개성을 존중하고 활발한 '문화 생산'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들을 조성해 나간다면, 밈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서 사람들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등의 다양한 긍정적인 면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특정 주제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사람들 간의 교류와 네트워킹을 촉진하는 것을 통해서, 밈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지는 것처럼, 지역에 활발한 역동성을 불러이를 킬 것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밈을 환영하고, 이로써 로컬에서도 밈과 함께 유쾌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려봅니다.

 영화에 나오는 전당포의 잘생긴 멋진 아저씨는 아니더라도, 커피 아저씨도 살고 있는 지역과 일상 중에 친근하게 남아있는, 마치 키다리 아저씨 같은 그런 밈의 모습으로 함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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