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연자김밥] 사장님, 이렇게 퍼주셔도 되나요?

김규리
2023-11-28


저는 경제를 배우다 보니 요즈음 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에 참 쉽게 공감이 가더군요. 이제는 PB상품이 아니면 과자도 먹기 싫어서 꼭 자체 제작 상품이 있는 편의점에 발품을 팔아 사갑니다. 치킨값이 전공책보다 비싸고, 원래 비싼 음식들은 더 가격이 오르기만 하고. 편의점 도시락보다 프렌차이즈 카페 커피가 더 비싼 이런 고물가 시대에도 초심을 잃지 않은 음식점이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명실상부 가성비 GOAT 연자 김밥을 소개합니다. 


감성커피 가는 길에 있는 연자김밥 입구입니다. 저는 시험기간에 자주 밤을 새서 아침(이라 쓰고 네 번째 끼니라 부르는 무언가. 그래도 해 뜨고 먹는 첫 끼니까 아침이라고 불러도 봐줍시다.) 을 좀 일찍 먹고 잠드는 편이었는데요. 이번 학기 중간고사 기간에도 좀비처럼 비척대며 새벽 4시에 연자김밥에서 김밥을 먹었답니다. 편의점 김밥에선 찾기 힘든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김밥이거든요. 저는 경북이 본가라서 일정이 바빠 가끔 몇 달동안 본가에 내려가지 못할 때면 꼭 이곳에서 밥을 먹곤 했습니다. 아마 집이 멀어 자주 못 가는 분들은 공감하실 거예요. 집밥 먹고 싶은데 편의점을 아무리 뒤져도 엄마 손맛이 나는 이런 김밥집은 없으니까요. 저 노란 메뉴판 한가득 적힌 음식들 좀 보세요. 김치찌개, 제육 볶음, 오징어덮밥 등등 엄마가 해줄 법한 메뉴가 잔뜩이죠? 입맛이 뚝 떨여졌어도 남은 음식을 자취방에 가서 먹으면 그 맛이 참 각별합니다.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우울한 날에는 집밥을 대신해서 저를 다독여주고요, 편의점 음식이 물려서 찾아가면 하나도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한 맛으로 저를 데려가준답니다. 


인터뷰 진행하는 동안 사장님 부부의 말투와 행동에서 정말 손님들을 위한다는 게 느껴졌기에 다음에 먹을 김밥 맛은 또 얼마나 맛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이상, 제 주접이었고요. ^^



그렇다면 학우분들은 연자김밥에 관해 어떤 게 궁금하셨을까요? 



정성을 다해 폼을 작성해주신 익명의 학우분께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덕분에 인터뷰가 무척 풍부해졌어요. 빠르게 인터뷰 내용 들어갑니다.


1. 이 가게가 생긴 지 얼마나 되었나요?

- 2011년도부터 했어요.


2. 이름이 왜 연자김밥인가요? 

- 제 이름이에요. 


3. 어떻게 이렇게 싼 가격에 팔 수 있는건가요? 

- 대학가에서 하는 장사다 보니까 기숙사 살거나 자취하는 학생들 위주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넉넉하게, 싸게 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요리를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연자김밥을 차리려고 다른 김밥집에서 남편과 5년 반 동안 야간 일을 하면서 식당 일을 배웠어요. 


5. 하루에 얼마나 많은 손님이 오는지

- 하루에도 수도 없이 와서 다 못 세요. 

+) 웃으며 너스레를 떠신 사장님의 모습이 너무 소녀같으셔서 저도 모르게 막 웃음이 났답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는 게 참 웃음을 잃기 쉬운 법인데 사장님께서는 그런 것도 없이 그저 순수하게 뿌듯해하시는 게 눈에 선해서 저도 간만에 인류애를 충전했습니다. 


6. 가게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 아무래도 식당이다 보니까 청결이죠. 저희는 야채도 다 당일 수급하거든요.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이 좀 힘들긴 해도 냉장고에 식재료를 오래 안 둬요. 

+) 프렌차이즈 음식점 일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야채 관리가 얼마나 빡센지... 저는 면을 식용유로 버무려서 봉투에 소분한 다음 바로 냉동고에 집어넣는, 그런 음식점에서 알바를 했었거든요. 채소는 본사에서 내려온 키트로, 과일은 무조건 냉동으로. 에이드는 시럽으로! 이런 건조하고 삭막한 조리 환경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이렇게 재료를 당일 수급하시는 정성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채소 사서 자취방 냉장고에 넣어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다듭는 데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막상 다듬으면 빨리 먹어야 하고, 아차 하는 사이에 채소가 다 얼어버리거나 진물이 잔뜩 나서 상해버리는 걸요. 연자김밥의 쫄면은 채소가 무척 신선해서 어떻게 관리하시는 걸까 했는데 역시나 당일 수급,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셨네요. 사장님, 그저 빛... 


7. 사장님 추천 메뉴가 따로 있으실까요?

- 순두부, 제육덮밥, 쫄면, 떡볶이 이런 것처럼 양념 들어가는 건 저희 식구들 먹는 것처럼 양념부터 직접 만들어서 요리하거든요. 

김치찌개도 맛있고, 들깨수제비나 칼국수는 반죽부터 저희가 다 하기 때문에 맛있어요. 

+) 요리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번거롭고 힘든 일인지 아실 겁니다. 유튜브에 나온 그대로 따라하는 것도 어려운데 직접 만든 양념이라뇨. 고상하고 나긋하게 말씀해주셨지만 쫙 펴진 어깨에서 사장님의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8. 앞으로 연자김밥이 어떤 가게가 되었으면 하는지 알려주세요. 

- 저는 큰 욕심은 없고요. 사람들이 자주 와서 맛있게 먹어줄 수 있는, 그런 깨끗하고 맛있는 곳이 되었으면 해요. 

+) 저는 사장님이 이런 분이기에 연자김밥이라는 가게가 10년 이상 잘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다루는 분답게 청결을 우선 순위로 두면서 맛까지 신경쓰기 위해 재료 선정부터 정성을 다하시는 모습. 모두가 다 동의할 말이겠지만, 쉽게 버는 돈은 없는 거겠죠. 제가 앞으로 취직을 하게 되더라도 그 돈을 위해서 기초부터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그런 맹랑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렇게 먹어도(잔치국수, 라면, 기본 김밥, 참치 고추 김밥) 2만원이 안 나오는 갓성비 연자김밥. 앞으로도 대학생들의 끼니를 든든하게 책임져주는 멋진 가게로 남아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다시 한 번 올리며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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